자연의 품에 안겨 사는 스위스 사람들의 이야기 ①

포도 넝쿨에서 폭포까지 이어지는 트레일에서 포도밭을 가꾸는

이성훈 | 기사입력 2020/05/07 [08:04]

자연의 품에 안겨 사는 스위스 사람들의 이야기 ①

포도 넝쿨에서 폭포까지 이어지는 트레일에서 포도밭을 가꾸는

이성훈 | 입력 : 2020/05/07 [08:04]

[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여행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스위스정부관광청은 영상과 사진을 통해 가까운 미래의 여행자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 지금은 꿈꾸고, 여행은 나중에(Dream Now - travel later)라는 영상 캠페인을 진행하며 산으로, 들판으로, 호수로,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여행자의 바램을 위로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의 여행 방법 중 하나로 스위스정부관광청은 하이킹을 소개했다. 꿈꾸던 여행이 가능해지면, 그동안 소원했던 가까운 이들과 소통하는데 걷는 것만큼 좋은 게 없고, 걷기에 스위스만 한 여행지가 없다는 것이다.

 

▲ Hallau 

 

하이킹은 스위스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스포츠다. 세계의 많은 여행자도 하이킹을 위해 스위스를 찾고 있다. 스위스정부관광청은 2019년 여름, 다시, 자연의 품으로.라는 주제하에 하이킹 캠페인을 론칭했다. 스위스정부관광청은 우리나라 여행자들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스위스에서 하이킹을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난이도와 코스를 지속해서 소개해 오고 있다.

 

스위스의 하이킹에는 자연뿐만 아니라 문화와 사람들의 다채로운 면모도 녹아있다. 자연의 품속을 거닐며 스위스 사람들이 이어오고 있는 문화와 로컬들을 만나보는 즐거움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되어 준다. 그들이 전하는 하이킹 스토리를 소개한다.

 

▲ Hallau 

 

스위스 북부 포도밭 하이킹, 포도 넝쿨에서 라인(Rhine) 폭포까지, 그리고 굽이치는 언덕을 향해 샤프하우저란트(Schaffhauserland)를 걸으며 와인 문화에 흠뻑 취한다. 스위스 북부의 샤프하우젠(Schaffhausen) 주변은 포도밭으로 가득하다. 초록 포도 넝쿨 사이를 지나, 빛나는 노란 들판을 건너, 빽빽한 숲이 들어선 언덕 너머 라인 폭포의 굉음이 들려올 때까지 하이킹을 하다 보면 샤프하우저란트의 풍경에 감탄이 나온다. 하이킹 중에 와인 셀러 한 군데를 들러 시음도 해볼 수 있다.

 

▲ Hallau 

 

라인강과 유라(Jura) 산맥 숲의 풍경이 펼쳐지는 샤프하우저란트에는 수 세기에 걸쳐 와인을 생산해 오고 있다. 와인 생산 마을, 할라우(Hallau)/오버할라우(Oberhallau)에서 포도 경작에 할애하고 있는 총면적은 200 헥타아르로, 60여만 평 정도다.

 
산속에 자리한 생모리츠(St. Moritz) 교회가 스위스 독어권 최대의 와인 생산지, 할라우 마을을 내려다본다. 포도밭 언덕 여러 개가 교회 주변으로 반원을 형성하며 둘러싸고 있다. 순례자들에게 인기 목적지였던 이곳에서 이제 교회는 장거리 하이킹의 출발점이 되어주고 있다.

 

▲ Hallau 


포도 넝쿨 가득한 언덕에는 한여름의 고요가 내려앉았다. 포도는 짙은 초록빛을 발하고, 눈에 띄는 농부 몇은 가지치기에 여념이 없다. 그중 한 명이 루카스 브린골프(Lukas Bringolf)다. 할라우의 와이너리에서 3년간 일해왔으며, 자신 소유의 와인도 직접 생산하고 있다. 피노 누아(Pinot Noir)라고 더 잘 알려진 블라우부르군더(Blauburgunder)가 이 포도밭의 제왕이다. 샤프하우젠 포도 경작의 70%가 이 블라우부르군더 품종이다.

 
할라우는 와인 러버들에게 천국이다. 래브휘위슬리(Rabhuusli)라 불리는 포도밭 오두막이 있다. 루카스와 네 명의 다른 와인 생산자 가족들이 여름 동안 돌아가며 주말마다 지키는 오두막이다. 하이커들은 아치를 타고 자라는 널찍한 나뭇잎이 만들어 내는 그늘에서 목을 축인다. 훌륭한 와인 한 모금과 함께 맛있는 로컬 식사를 즐길 수 있어 인기다.

 

▲ Hallau


식사를 즐긴 뒤 샤프하우저란트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로 향하는 오르막으로 하이킹을 떠난다. 하이킹 내내 목적지가 끊임없이 시야에 들어온다. 매혹적인 언덕배기들이 지평선 너머로 끊임없이 등장하는데, 바로, 샤프하우저 란덴(Schaffhauser Randen)이다.

 
이 언덕들은 계곡 위 500m에 형성되어 있으나, 정상의 뷰를 즐기기 위해서는 꽤나 공을 들여야 한다. 어찔한 트레일을 오르고, 광활한 숲을 건너야 한다. 나무와 덤불 뒤에 숨어있는 지블링어 란덴투름(Siblinger Randenturm) 타워가 갑자기 시야에 들어오는데, 독특한 건축 구조물이 눈에 띈다.

 

▲ Hallau 


해발고도 790m인 타워의 꼭대기까지 이어진 99개의 계단을 오르고 나면 그림 엽서 같은 놀라운 풍경이 펼쳐지는데, 다채로운 색깔의 조각보를 이어놓은 듯한 들판과 밭, 그 속 곳곳에 자리한 정겨운 마을의 풍경이 아름답다. 이 풍경을 품은 지역이 2018년 1월 이래, 샤프하우젠 지역 자연 공원에 속하게 되었다.

 
이 칸톤의 동맥과도 같은 라인강은 샤프하우저란트를 정의하는 요소다. 샤프하우젠(Schaffhausen)까지 이어지는 강둑을 따라 걷다 보면 이 지역 특유의 납작한 보트, 바이들링에(Weidlinge)가 물결을 따라 넘실대는 풍경을 목격할 수 있다. 역사가 유구한 마을, 샤프하우젠이 점차 가까워진다.

 

▲ Hallau 


마지막 빙하 시대에서 인사를 보낸다. 라인 폭포의 천둥 같은 굉음이 점차 점차 가까워지고 있음이 느껴진다. 샤프하우저란트 지역 내 모든 하이킹 코스의 보석 같은 장관이다. 15,000년 전에 형성된 폭포수가 굉음을 울리며 23m 아래로 곤두박질친다. 클레트가우(Klettgau)-라인(Rhein) 트레일은 와인 생산 마을, 할라우에서 파노라마 트레일을 따라 광활한 숲을 지나 언덕이 이어지는 란덴까지 이어진다.

 

 

여기에서 두 번째 구간을 이어갈 수 있는데, 지블링어 란덴하우스 레스토랑에서 샤프하우젠까지 이어지는 코스다. 잠시 하이킹 구간을 벗어나 라인강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가 아름다운 샤프하우젠 구시가지를 둘러보아도 좋다. 그리고 노이하우젠(Neuhausen)에 자리한 라인 폭포를 찾아보면 좋다. 스위스정부관광청_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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