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 낙지골목과 도리포 숭어회

여름 숭어는 밍밍하고 겨울 숭어는 달다고 할 만큼 숭어는

박소영 | 기사입력 2013/02/17 [08:11]

전남 무안 낙지골목과 도리포 숭어회

여름 숭어는 밍밍하고 겨울 숭어는 달다고 할 만큼 숭어는

박소영 | 입력 : 2013/02/17 [08:11]

전남 무안은 바다, 강, 들에서 나는 무안 5미(味)가 유명하다. 무안 5미란 세발낙지, 숭어회, 장어구이, 돼지짚불구이, 양파한우를 일컫는다. 보통 무안 낙지를 최고로 치지만, 겨울철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진미는 숭어회다. 여름 숭어는 밍밍하고, 겨울 숭어는 달다고 할 만큼 숭어는 한겨울에 맛있다.

▲ 도리포의 명물 낙지 등대   


무안에서도 숭어회가 유명한 곳은 도리포다. 서해의 해넘이와 해돋이를 모두 볼 수 있는 작은 포구에는 횟집이 서너 곳 있다. 식당 수족관에는 칠산 앞바다에서 잡아 올린 숭어가 가득하다. 큰 것은 회로, 작은 것은 구이로 상에 오른다.

▲ 도리포 해맞이정자 


무안에서는 숭어를 부르는 이름도 크기에 따라 다르다. 큰 것을 숭어, 작은 것을 눈부럽떼기라 부른다. 크기가 작다고 너는 숭어도 아니다 했더니 성이 나 눈을 부릅떴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란다. 40년 이상 숭어를 취급했다는 도리포횟집의 조평수 사장은 도리포 숭어는 눈가에 황금색을 띠는 자연산 참숭어(가숭어의 방언)다. 눈이 하얀 개숭어와는 비교할 수 없다며 자랑한다.

▲ 겨울이 제철인 도리포 숭어     


개숭어는 여름에 잡히는 숭어다. 여름 개숭어는 개도 안 먹는다는 말이 있다. 가숭어도 여름에 잡히는 것은 맛없다. 오죽하면 다른 생선은 먹어도 숭어는 버린다고 할 정도로 천한 생선 취급을 할까. 여름에 천대받던 가숭어가 겨울이면 귀한 대접을 받는 이유가 뭘까.

▲ 숭어회 뜨는 모습    


겨울이 되어 물빛이 맑아지면 숭어는 입을 닫는다. 먹이 활동을 중단하는 것이다. 겨울을 나기 위해 영양분으로 살을 통통하게 찌워 차지고 맛있다. 그래서 겨울 숭어 앉았다 나간 자리는 뻘만 훔쳐 먹어도 달디달다고 할 만큼 한겨울 숭어회를 으뜸으로 친다.

▲ 숭어회 한상차림   


두툼하고 길쭉하게 썬 숭어회는 하얀 속살에 붉은색을 띤다. 고소하면서 씹을수록 단맛이 일품. 특히 쫄깃한 인절미를 씹는 듯한 식감은 감탄을 자아낸다. 숭어는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식감이 가장 좋다.

▲ 구수하고 담백한 숭어매운탕   


조평수 사장은 도리포 숭어가 서해안 다른 지역에서 잡히는 것보다 맛있는 까닭을 이렇게 설명한다. 숭어가 맛없다고 하는 건 뻘을 먹고 자라서 개흙 냄새가 나기 때문이야. 근데 무안에서 잡은 숭어는 냄새가 없어. 바닷가에 가서 눈을 감고 가만히 냄새를 맡아봐. 비릿한 바다 냄새가 없어. 무안은 뻘이 좋아서 냄새도 없고, 숭어나 낙지가 맛있지.

▲ 기절낙지    


무안에서는 세발낙지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낙지는 추석을 전후로 한 가을이 제철이다. 봄에 주로 산란하기 때문에 가을이면 적당히 자란 낙지가 살도 연하고 먹기도 좋다. 제철이 아니라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무안읍 낙지골목에서는 1년 내내 세발낙지를 만날 수 있다. 40여 곳에 달하는 좌판과 음식점이 무안 낙지를 취급하고, 가격도 차이가 없어서 어느 곳에 가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 발이 길고 가는 무안 세발낙지    


무안 낙지는 발이 가는 세발낙지다. 남해안에서 잡히는 낙지와 같은 종이지만, 서식 환경이 달라 유독 발이 가늘고 길다. 같은 낙지라도 모래가 많이 섞인 뻘에서 자란 낙지는 발이 길지 않다. 낙지는 뻘 속 깊은 곳에서 서식하기 때문에 뻘이 단단하면 구멍을 파고 들어가기 힘들다. 그렇기에 모래 갯벌에서 잡히는 낙지는 발이 짧고, 식감도 다소 질기다. 반면 무안은 혼합 갯벌이라 낙지가 뻘 속을 헤집고 다니기 수월해서 발이 가늘고 길다.

▲ 무안낙지골목    


낙지는 먹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요리법이 다양하다. 낙지 먹을 줄 안다는 사람들은 산낙지를 선호한다. 세발낙지를 나무젓가락에 돌돌 말아 통째로 먹는다. 입안에 감기는 감칠맛과 부드러우면서도 차진 식감이 그만이다. 통째로 먹는 게 부담스럽다면 메뉴판에 적힌 당고나 탕탕이에 주목하자. 당고는 머리를 뗀 산낙지 발을 잘게 다진 것이고, 탕탕이는 대강 탕탕 잘라낸 것이다.

▲ 새콤한 맛이 좋은 낙지초무침    


속풀이 해장용으로는 연포탕이 제격이다. 식당에 따라 소금으로 간하기도 하고, 된장을 조금 풀어 구수한 맛을 내기도 한다. 국물을 내는 방법이 달라도 낙지의 부드러운 살과 시원하고 담백한 국물 맛은 다르지 않다. 연포는 낙지를 끓일 때 발이 연꽃처럼 펼쳐진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 연포탕   


살아서 꿈틀대는 세발낙지가 부담스러우면 데쳐서 채소와 함께 무친 낙지초무침이 좋다. 새콤한 양념에 아삭거리는 채소의 식감, 부드럽고 쫄깃한 낙지가 어우러져 여럿이 먹기에 부담이 없다. 민물에 씻어 잠시 기운을 뺀 기절낙지와 낙지를 볏짚에 돌돌 말아 삶은 뒤 고춧가루, 파, 마늘 등 양념을 발라 구운 낙지호롱도 별미다.

▲ 무안생태갯벌센터  


숭어와 세발낙지로 입이 행복해졌다면 무안생태갯벌센터에서 눈이 호강할 차례다. 무안갯벌은 해양수산부 습지보호구역 1호이자, 람사르 습지 1742호로 지정돼 특별 관리 받는다. 무안생태갯벌센터에서는 3000여 년 전부터 퇴적과 침식을 거듭하며 형성된 무안갯벌의 생태와 역사를 볼 수 있다.

▲ 무안생태갯벌 전경   


센터 2층에서 보면 물이 빠진 뒤 갯벌이 훤히 드러나는 바다가 인상적이다. 짙은 회색 갯벌에 해무가 내려앉아 그윽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갯벌에 나무 데크를 설치해 겨울 바다의 정취를 만끽하며 산책할 수 있다. 갯벌캠핑장에는 4인용․6인용 캐러반이 있어 바다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 도리포해돋이  


○ 당일 여행 코스 : 홀통해변→무안생태갯벌센터→도리포→봉대산

○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홀통해변→무안생태갯벌센터→도리포→봉대산
둘째 날 : 조금나루해변→초의선사 탄생지→회산 백련지→호담항공우주전시관→무안 낙지골목

○ 관련 웹사이트
 - 무안관광문화
http://tour.muan.go.kr
 - 무안생태갯벌센터 http://getbol.muan.go.kr
 - 무안갯벌캠핑장 http://getbol.muan.go.kr/camping

○ 문의
 - 무안관광안내소 061-454-5224
 - 무안군청 관광문화과 061-450-5473
 - 무안생태갯벌센터 061-450-5631~3
 - 무안갯벌캠핑장 061-454-5632

○ 잠자리
 - 무안비치호텔 : 망운면 톱머리길, 061-454-4900,
www.muanbeach.kr (굿스테이)
 - 여름향기 : 해제면 만송로길, 061-454-9113
 - 도리포민박 : 해제면 만송로, 061-454-6893,
http://www.namdominbak.go.kr/minbak/doripo
 - 샵모텔 : 무안읍 면성1길, 061-454-9785
 - 백악관모텔 : 무안읍 무안로, 061-453-8330

○ 먹거리
 - 도리포횟집 : 숭어회, 해제면 만송로, 061-454-6890
 - 수한회집 : 숭어회, 해제면 만송로, 061-454-7645
 - 알파수산 : 낙지, 무안읍 성남1길, 061-452-8383
 - 팽이섬 : 낙지, 무안읍 성남1길, 061-454-3362
 - 내고향뻘낙지 : 낙지, 무안읍 성남1길, 061-453-3828

○ 주변 볼거리 : 초의선사 탄생지, 회산 백련지, 호담항공우주전시관, 도리포유원지, 홀통해변 / 한국관광공사_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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