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감동이 살아 있는 강북의 K-콘텐츠 명소, 한옥 카페 선운각과 쌍문동 골목

선운각은 벚꽃과 단풍이 유명해 봄가을에 북적북적하지만, 겨울철에는 인적이 뜸해 깊은 산중

이성훈 | 기사입력 2023/01/30 [02:05]

드라마의 감동이 살아 있는 강북의 K-콘텐츠 명소, 한옥 카페 선운각과 쌍문동 골목

선운각은 벚꽃과 단풍이 유명해 봄가을에 북적북적하지만, 겨울철에는 인적이 뜸해 깊은 산중

이성훈 | 입력 : 2023/01/30 [02:05]

[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한옥 카페 선운각 마당에서 허연 입김을 뿜으며 뜨거운 차를 마신다. 공기는 얼음처럼 차갑지만, 볕이 잘 들어 따뜻하다. 눈을 인 한옥 지붕은 북한산의 품에 폭 안겼다. 선운각은 벚꽃과 단풍이 유명해 봄가을에 북적북적하지만, 겨울철에는 인적이 뜸해 깊은 산중의 고요함을 느낄 수 있다.

 

▲ (서울) 한옥카페 선운각 전경 

 

우이동계곡 옆에 자리한 선운각은 등산 장비를 파는 매장과 음식점 거리를 지나 한참 올라야 한다. 수도권전철 우이신설선 북한산우이역에서 걸어가면 20분쯤 걸린다. 선운각 앞에 도착하면 바닥에 깔린 박석과 고풍스러운 돌담, 한옥이 어우러진 멋진 풍경이 반긴다.

 

▲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인 선운각

 

그래, 여기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촬영한 현장. 선운각은 주인공 유진 초이(이병헌 분)가 근무하는 미국 공사관이었고, 일본군이 몰려와 미군과 대치하는 일촉즉발의 장면이 탄생한 곳이다. 선운각은 1967년 현대그룹 고 정주영 회장이 세웠고, 1980년대까지 삼청각, 대원각과 함께 밀실 정치의 주 무대인 요정이었다.

 

▲ 현대그룹 고 정주영 회장이 세운 선운각    

 

2021년부터 한옥 카페 겸 결혼식장으로 사용하면서 일반에 개방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이태원 클라쓰 부부의 세계 등을 이곳에서 촬영했는데, 미스터 션샤인이 가장 인상적이다. 대한제국 시대 의병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선운각의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시대 배경이 잘 맞았다.

 

▲ 선운각의 고풍스러운 돌담길    

 

선운각으로 들어가려면 돌담 길을 따르는데, 그윽한 분위기가 일품이다. 이 길에서 주인공 고애신(김태리 분)이 미국 공사관 담을 넘다 들켜 유진과 이야기 나누는 모습을 촬영했다. 돌담 길의 그윽한 야경이 두 사람의 마음에 사랑이 싹트는 장면을 빛나게 했다.

 

▲ 선운각 옥상에서 바라본 북한산

 

돌담 길을 돌면 선운각 출입구가 나온다. 내부에서 먼저 가볼 곳은 옥상이다. 봄가을에는 벚꽃과 단풍 촬영 명소지만, 겨울에는 다소 썰렁하다. 잎이 바짝 마른 단풍나무 뒤로 북한산이 보인다. 옥상에서 내려와 한옥으로 향한다. 음료를 주문하는 공간에서 한옥까지 복도로 이어진다. 복도에 선운각의 사진이 걸려 있어 마치 미술관에 온 듯하다.

 

▲ 미술관 같은 선운각의 복도

 

화려한 선운각의 사계절 사진을 감상하다 보면 한옥에 닿는다. 한옥은 너른 앞마당을 거느리고 있다. 마당은 야외 웨딩 장소로 사용한다. 마당에서 문을 통과하면 다리가 나온다. 한옥 두 채가 다리로 연결된 구조다. 다리는 포토 존으로 인기다.

 

▲ 선운각 내부

 

한옥 내부로 들어서면 천장에 달린 커다란 등이 은은한 분위기를 풍긴다. 사람들이 차를 마시며 담소하는 모습이 평화롭다. 차를 가지고 마당에 나와 볕을 쬐며 겨울 정취를 즐긴다. 선운각 영업시간은 오전 11시~오후 7시(연중무휴), 주차료는 3000원이다.

 

▲ 봉황각 전경

 

선운각에서 10분쯤 걸어 내려오면 봉황각을 만난다. 북한산 봉우리를 병풍처럼 두르고 날렵하게 앉은 봉황각은 을(乙) 자형 7칸 한옥이다. 천도교 3세 교주 손병희가 민족 지도자를 양성하던 곳이다. 여기서 교육받은 인사들이 각 지역의 지도자로 성장해 3·1운동을 이끌었다.

 

▲ 봉황각 내부

 

도봉구 쌍문동은 서민이 많이 사는 동네다. 아파트보다 빌라와 다세대주택, 오래된 단독주택 등이 눈에 띄고, 골목골목 시장이 발달했다. 서민 정서와 정겨운 동네 분위기 덕분에 드라마 배경으로 자주 등장했다. 쌍문시장의 가게와 골목은 2015~2016년 방영하며 선풍적 인기를 끈 응답하라 1988의 모티프가 됐고, 백운시장은 2021년 전 세계에 K-드라마 열풍을 주도한 오징어 게임의 촬영지 중 한 곳이다.

 

▲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주요 배경지인 쌍문약국

 

수도권전철 4호선 쌍문역 3번 출구로 나오면 쌍문약국이 보인다. 응답하라 1988에서 두통을 앓는 택(박보검 분)이 자주 들르던 약국 이름과 같다. 약국에서 골목을 따라 들어서면 곧바로 쌍문시장이다. 골목 끝자락에 자리한 금은방이 반갑다. 택이 아버지(최무성 분)가 일하던 봉황당이 떠오른다.

 

▲ (서울) ‘응답하라 1988 촬영지’라고 쓰여 있는 쌍문시장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 과일 노점, 팥죽 파는 집, 생선 가게 등과 시장을 둘러보는 이들로 북적거린다. 삼겹살역이란 식당 앞 바닥에 ‘응답하라 1988 촬영지’라고 큼직하게 쓰여 있다. 시장 골목에서 이어진 작은 골목을 따라가면 덕선이네, 동룡이네, 정환이네, 택이네, 선우네 집이 나올 것 같다. 골목을 지나는 아주머니, 아저씨가 드라마 주인공처럼 보인다.

 

▲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촬영지, 백운시장

 

백운시장은 오징어 게임 촬영지다. 팔도건어물이 드라마에서 상우네생선가게로 나왔다. 상우(박해수 분)가 몰래 어머니가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모습이 떠오른다. 도봉중앙교회 앞에서는 선후배 관계인 기훈(이정재 분)과 상우가 담배 피우는 장면을 찍었다. 백운시장은 오징어 게임을 만든 황동혁 감독이 어려서 살던 곳이라고 한다. 어릴 때 놀던 공간이 자연스럽게 작품으로 스몄다.

 

▲ 둘리뮤지엄 전경

 

쌍문동을 이야기할 때 아기공룡 둘리를 빼놓을 수 없다. 지금도 주민센터, 거리의 안내판 등에 둘리 캐릭터가 흔하다. 아기공룡 둘리는 1983년부터 월간 《보물섬》에 연재했고, KBS-1TV 만화영화로도 방영해 큰 인기를 끌었다. 둘리뮤지엄은 온 가족이 즐기는 체험형 캐릭터 박물관이다. 유령버스, 3D 영상 등으로 둘리, 도우너, 희동이, 또치, 마이콜, 고길동 등 주옥같은 캐릭터와 함께 놀 수 있다.

 

▲ 김수영문학관 전경

 

김수영문학관은 ‘1960년대 한국문학의 시적 양심’ 김수영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 자유시인, 저항시인 등으로 불린 김수영은 도봉구에 살며 시 200여 편과 시론을 발표했다고 한다. 전시관에서 시인의 육필 원고와 작품 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풀이 눕는다 /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 풀은 눕고 / 드디어 울었다….’ 시인의 대표작 풀을 읽으면 가슴이 뜨거워진다.

 

▲ 김수정 작가의 작업실

 

○ 당일여행 : 선운각→봉황각→쌍문시장→백운시장→둘리뮤지엄

 

○ 1박 2일 여행 : 첫날_선운각→봉황각→쌍문시장→백운시장→둘리뮤지엄 / 둘째날_김수영문학관→서울 연산군묘→서울 방학동 전형필 가옥

 

○ 관련 웹 사이트

 - 강북구 문화관광 www.gangbuk.go.kr/tour

 - 도봉구 문화관광 https://tour.dobong.go.kr

 - 선운각 https://swg-visual.wixsite.com/sunwoongak

 - 둘리뮤지엄 www.doolymuseum.or.kr

 - 김수영문학관 http://kimsuyoung.dobong.go.kr

 

○ 문의

 - 강북구청 문화체육관광과 02-901-6216

 - 도봉구청 문화관광과 02-2091-2263 

 - 선운각 0507-1399-1105

 - 둘리뮤지엄 02-990-2200

 - 김수영문학관 02-3494-1127

 

○ 주변 볼거리 : 도선사, 방학동 은행나무, 양효공 안맹담과 정의공주 묘역, 함석헌기념관 등 / 관광공사_사진제공

서울 강북구 삼양로173길 223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한옥카페, 선운각, 벚꽃, 단풍, 쌍문동골목, 둘리뮤지엄, 김수영문학관 관련기사목록
더보기
추천여행지
관광공사, 봄 따라 강 따라 4월에 가볼만한 추천 여행지 선정
1/3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