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족어촌체험마을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수심의 깊이가 적당해 죽방렴이 잘 보존된

이성훈 | 기사입력 2024/05/28 [02:51]

지족어촌체험마을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수심의 깊이가 적당해 죽방렴이 잘 보존된

이성훈 | 입력 : 2024/05/28 [02:51]

[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쪽빛 바다를 품은 남해군, 남해군에서도 삼동면과 창선면 사이 좁고 긴 바다 지족해협은 물살이 세차다. 또한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수심의 깊이가 적당해 죽방렴이 잘 보존된 곳이다. 총 23개소의 죽방렴이 해협 곳곳에 설치되어 있으며, 4월에서 11월까지 활발한 어업활동이 이뤄진다. 

 

국가중요어업유산 제3호, 죽방렴은 대나무를 발처럼 엮어 세워 고기가 빠져 나가지 못하게 가두는 어업으로 ‘대나무 어사리’라고도 불린다. 멀리서 볼 때 바다 속에 단순히 울타리가 세워진 것처럼 보이지만 위에서 내려다보면 부채꼴(V) 모양. 죽방렴의 구조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지는데, 방사형으로 넓게 펼쳐져 고기를 모으는 ‘발창부’와 들어온 고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가둬두는 원 모양의‘발통부’로 되어 있다. 

 

▲ 죽방렴-남해군 삼동면과 창선면 사이 지족해협, 마을 가까운 곳에 자리한 죽방렴

 

울타리처럼 보이는 말목의 재료는 예전엔 참나무를 사용했지만, 요즘은 태풍이나 해일에도 단단히 버틸 수 있는 원통형 파이프와 기차 레일 등 철재를 쓰기도 한다. 여기에 촘촘하게 엮은 대나무 발을 덧대 물고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다. 죽방렴은 참나무 벌목부터 완성까지 11단계의 과정을 거치고 바다에 설치해야 하는 작업이니만큼 숙련공과 협동 노동이 중요하다.

 

▲ 죽방렴_ 멸치를 가두는 원형의 발통부와 멸치를 모으는 부채꼴 발창부를 내려다 본 모습     

 

선조들의 기술과 지혜가 오롯이 빛나는 어업인 것이다. 죽방렴의 역사는 5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예종 원년(1496년)에 편찬된 <경상도 속찬지리지>에 ‘방전에서 석수어, 홍어, 문어가 산출된다’고 적혀 있는데, 방전이 죽방렴이라 알려져 있다.

 

죽방렴의 조업 원리는 다음과 같다. 멸치가 해협의 센 물살에 쓸려 부채꼴로 터진 울타리를 따라 들어와 원통 안에 갇힌다. 원통 입구엔 대나무 문이 있는데 물살의 힘에 의해 저절로 닫히게 되어 있다. 원통 안으로 떠밀려온 물고기들은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된다. 다시 바다로 나가겠다고 퍼덕거리는데 이때 탄력이 생겨 맛이 더욱 좋아진다. 이곳 지족해협처럼 시속 13~15㎞의 거센 물살이 이는 곳에서만 가능한 조업이다. 

 

▲ 죽방렴-2~3명이 분업해 작업을 하는 죽방렴

 

죽방렴 조업은 썰물 때 맞춰 이뤄진다. 먼 바다가 아닌, 가까운 해협에 있다 보니 하루 2번 작업도 가능하다. 어장에 도착하면 배를 고정시키고 죽방렴 꼭지점에 있는 발통문을 열어 통 안으로 들어간다. 물이 빠진 후라 물은 허리춤까지 닿는다. 후릿그물을 이리저리 휘저으며 멸치를 모으고 쪽대로 건져 올린다. 

 

전통 어업으로 멸치잡이가 끝나자마자 바로 작업장으로 직행한다. 멸치가 누레지기 전, 빨리 삶아 내는 것으로 멸치의 가치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천일염 한 줌을 넣은 끓는 물에 멸치를 삶기 시작, 삶은 멸치는 채에 잘 펴서 말린다. 조업부터 말리는 과정까지 멸치에 손끝하나 닿지 않고 재빠르게 이뤄져야 비로소 최상급 죽방멸치가 완성된다. 죽방멸치는 육질이 단단하고 기름기가 적어 비린내가 나지 않아 그 맛이 일품이다. 멸치는 크기별로 세세멸부터 소멸, 대멸 등 고루 잡히는데, 10㎝ 정도의 중멸이 가장 비싸다고 알려져 있다.

 

▲ 죽방렴-직접 멸치를 잡아보는 특별한 경험, 죽방렴 체험_사진 제공 강병철 바다해설사

 

생생한 어업 현장 체험과 멸치쌈밥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명승)은 국가유산청에서 진행하는 생생국가유산 사업 중 자연유산으로 2024년 선정되어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직접 멸치를 잡고 맛볼 수 있는 죽방렴 체험은 5월부터 10월까지 날씨와 물때가 알맞은 날에 진행하지만, 여름에는 장마로, 가을에는 수온 하락으로 인해 체험이 어려울 수 있어 국가유산청에서는 6월이 체험에 가장 적합한 시기라고 추천한다.

 

체험을 하려면 사전예약이 필수이고, 6월 체험 가능일자는 6월 8일과 22일이며, 6월 한정 특별해설과 죽방렴멸치 기념품도 증정한다. 아이들에게 생생한 어업 현장 체험이 될 것이다. 잡은 멸치를 가지고 만든 음식을 바로 내주기에 멸치의 싱싱한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체험프로그램에는 지족어촌체험마을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에 있는, 바닷물이 넘치는 것을 막기 위해 17세기에 조성된 남해 물건리 방조어부림(천연기념물) 답사도 더해진다. 

 

▲ 죽방렴- 죽방렴과 죽방멸치에 대해 세세하게 알 수 있는 죽방렴 홍보관

 

지족어촌체험마을에는 죽방렴 역사와 구조에 대해 세세하게 알 수 있는 ‘죽방렴 홍보관’과 죽방멸치 제조 과정을 모형으로 전시해놓은 ‘죽방렴 어장막’도 자리한다. 또 실제로 조업이 이뤄지는 ‘죽방렴 관람대’도 있어 물때가 맞으면 조업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곳에서 잡은 멸치를 맛보고 싶다면 마을 한 편에 자리한 멸치쌈밥거리로 향해보자. 싱싱한 멸치를 각종 채소와 양념으로 새콤하게 버무린 멸치회는 입맛 돋우기 좋은 요리다. 또 뼈대 있는 멸치를 매콤하게 끓여 상추에 싸먹는 멸치쌈밥은 별미 중 별미다. 멸치쌈밥거리 옆에는 지족항이 번성했던 1980~90년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골목이 이어진다. 독립서점과 소품숍, 공방, 카페 등 레트로 풍 공간들은 여행자들에게 따뜻한 감성을 선사한다. 여행정보 : 010-3070-5513(바다해설사) / 체험비용 1만 5000원(예약 후 방문 필수) / 관광공사 _ 사진제공

 

▲ 죽방렴-멸치 중 큰 크기에 속하는 대멸의 매력을 알 수 있는 멸치쌈밥   

경남 남해군 삼동면 죽방로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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