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날려줄 섬진강 재첩잡이

전남 하동군 하동송림 및 섬진강변 일원

이성훈 | 기사입력 2024/05/28 [04:57]

무더위 날려줄 섬진강 재첩잡이

전남 하동군 하동송림 및 섬진강변 일원

이성훈 | 입력 : 2024/05/28 [04:57]

[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섬진강의 보물’이라 불리는 재첩은 모래에 사는 작은 민물조개다. 재첩은 바닷물과 민물이 합쳐지는 지점에 주로 서식한다. 조개를 채취하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바닷가 갯벌에서 이루어지는데 비해, 재첩의 무대는 깨끗한 강이다. 하동에서는 재첩을 강에서 사는 조개라고 해서 ‘갱조개’라고도 부른다.

 

재첩을 잡는 방식은 크게 손틀어업과 배틀어업 두 가지가 있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손틀어업은 사람이 물에 들어가 손으로 재첩을 채취하고, 배틀어업은 배의 힘을 이용해 재첩을 긁어낸다. 최근 과거부터 이어 내려온 손틀어업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 하동 재첩잡이_손틀어업으로 재첩을 채취하고 있는 어민들_ 하동군청   

 

해양수산부는 독특한 어업 문화의 역사 문화적인 가치를 인정해, 2018년 국가중요어업유산 제7호로 ‘하동·광양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을 지정했다. 이어 손틀어업은 2023년 7월 우리나라 어업분야에서는 최초로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에 올랐다. 세계식량농업기구가 지정하는 세계중요농업유산은 농어업 문화, 생물다양성, 경관에 있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유산에 부여된다. 재첩잡이 손틀어업은 국제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할 수 있다. 

 

▲ 하동 재첩잡이-재첩축제 때 제첩잡이를 하는 모습_사진제공 섬진강사람들 _ 지자체제공

 

손틀어업은 재첩을 채취하기 위해 강에 직접 들어가 강바닥을 긁는 방식이다. 꼭 필요한 도구가 있는데, 바로 긴 막대 끝에 부챗살 모양의 긁개를 달아놓은 거랭이다. 과거에는 싸릿대나 대나무로 거랭이를 만들어 사용했는데, 요즘은 실용성을 고려해 스테인리스로 제작한다.

 

찰랑거리는 강물에 들어가 거랭이로 강바닥을 긁다보면, 안으로 모래와 재첩이 함께 들어온다. 물속에서 거랭이를 살살 휘저으면, 모래가 망 사이로 빠져나간다.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거랭이 안에는 재첩이 주로 남는다. 이때 거랭이를 들어 올려, 채취한 재첩을 빨간 통에 쏟는다. 몇 번의 반복 과정 끝에 재첩이 통을 어느 정도 채우면, 뭍 근처로 나가 거르기 작업을 진행한다. 조리나 체로 빈 껍질과 돌멩이를 하나하나 골라, 순수한 재첩만 남긴다.  

 

▲ 하동 재첩잡이-손틀어업에서 중요한 거랭이. 재첩이 담긴 거랭이를 들고 있다

 

날씨가 좋을 때는 섬진강에서 2~3백 명의 어업인이 작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빨간 통과 거랭이를 앞에 두고 천천히 움직이는 모습이 독특한 풍광을 연출한다. 손틀어업 영어조합법인 섬진강사람들의 정명채 대표는 “자체 정화작용을 하는 재첩은 섬진강을 깨끗하게 해 주는 고마운 수산물”이라며 “거랭이를 이용한 손틀어업도 강바닥을 긁어줌으로써 생태계 순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 하동 재첩잡이-재첩을 거르는 작업을 하고있다    

 

재첩이 귀해지면서, 어업인들은 재첩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수면 수산자원 관련 법에 따르면, 섬진강에서는 길이 1.2센티미터 이하의 재첩 채취는 금지되어 있다. 섬진강사람들은 재첩 생태환경을 복원하기 위해, 길이가 1.6센티미터 이상인 재첩만 채취한다. 법보다 내부적으로 엄격한 기준을 세워, 재첩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 하동 재첩잡이_손틀어업으로 채취한 재첩 

 

재첩은 4월 중순부터 10월 말 사이에 채취하는데, 이중 재첩 살이 도톰하게 오르는 5~6월이 제철이다. 재첩은 서식지마다 황갈색과 연한 갈색 등 색이 조금씩 다르고, 다 자라더라도 크기가 길이 3cm 이내로 작다. 작다고 무시하면 안 된다. 고단백 식품으로 인기가 높다. ‘입추 전 재첩은 간장약’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간 해독을 돕는 기능도 탁월하다. 칼슘과 철분 함유량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하동 재첩잡이-재첩 전문 식당이 모여있는 하동재첩특화마을

 

재첩국에 주로 부추가 들어가는데, 이것은 재첩에 부족한 비타민 A를 보충하기 위해서다. 하동 곳곳에 재첩국을 비롯해 재첩 회무침, 재첩부침개 등을 선보이는 전문 식당이 여럿이다. 하동읍 신기리에는 재첩 식당이 모여 있는 하동재첩특화마을도 있다. 

 

6월 14일부터 16일까지는 재첩을 주제로 한 ‘제 8회 섬진강문화재첩축제’도 열린다. 소나무가 울창한 송림공원에서는 힐링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섬진강 백사장에서 ‘찾아라! 황금재첩’이라는 특별한 재첩잡이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진짜 금을 강바닥에 숨겨 놓아, 재첩을 잡으면서 행운도 점칠 수 있다.

 

▲ 하동 재첩잡이-쫄깃한 식감의 재첩과 시원한 맛의 재첩국. 부추는 비타민A를 보충하기 위해 넣는다

 

행사 동안에는 전문 어업인들이 사용하는 거랭이를 이용한 손틀어업도 체험해볼 수 있다. 다양한 재첩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시식회도 준비된다. 시원한 섬진강에도 무더위도 날리고, 재첩의 맛과 재미를 만끽해보자. 문의 : 055-880-2446 / 주변 볼거리 : 박경리문학관, 평사리공원, 정금차밭, 쌍계사, 하동케이블카, 스타웨이하동 스카이워크 / 관광공사 _ 사진제공

경남 하동군 하동읍 섬진강대로 21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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