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그랜드 투어에 걸맞은 정겨운 마을들 ①관광지와 다른 면모 감추고 있는 슬로우 트래블 다운 정겨움 내어주는[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과잉 관광)으로 주요 관광지가 인파로 몸살을 앓고, 여행자 또한 귀한 시간을 오롯이 즐기기 어려워지면서 슬로우 트래블(Slow Travel)이 각광을 받고 있는 요즘이다. 오버 투어리즘으로 인한 주민 피해와 환경 훼손은 관광 전반에 있어 큰 문제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여행객 쏠림 현상을 막는 방법으로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비수기 여행이고, 다른 하나는 관광지 분산이다. 스위스정부관광청은 먼저, 성수기보다는 비수기에 여행해 보라고 권한다. 전 세계 관광객은 한여름이나 스키 시즌에 스위스로 모여든다. 인파를 피해 봄이나 가을에 스위스를 방문하면 보다 더 여유롭게 여행하면서 현지의 지속가능한 경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유명한 관광지보다 덜 알려진 작은 마을과 자연을 찾는 것이다. 지리적으로 여행자가 분산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여행자와 지역 주민 모두가 쾌적하고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슬로우 트래블을 통해 스위스를 보다 더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다.
그런 작은 마을 중에서도 스위스 연방 유산 목록(Federal Inventory of Swiss Heritage Sites: ISOS)이 지정한 아름다운 마을이 스위스 곳곳에 50여 개나 있다. 이들은 스위스에 있는 문화와 건축적 다양성을 보여주는 숨은 보석들이라 할 수 있다. 여행자들이 잘 찾지 않는 보석 같은 작은 마을을 찾아 가다 보면 특별한 풍경을 만나기도 한다.
대중교통으로도 충분히 찾아갈 수 있지만, 작은 마을 여행에는 ‘스위스 그랜드 투어(Grand Tour of Switzerland)’가 제격이다. 자동차를 직접 운전하며 알프스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으로, 차량을 이용해 스위스 전역을 달리며 5개의 알프스 고갯길, 22개의 호수, 12개의 유네스코 세계 유산을 비롯해 다채로운 풍경을 만나볼 수 있게 된다.
고속도로를 이용해 목적지까지 최대한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하기 보다, 여유를 갖고 국도를 이용해 풍경 속을 달리며 ‘여정’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여행법이다. 전기 자동차를 빌리면 친환경 드라이브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약 300개의 전기 자동차 충전소가 스위스 전역에 설치되어 있어 1600km 이상 펼쳐진 드라이브 코스를 이용해 스위스 자연의 품속을 달릴 수 있다. 스위스 각지의 호텔도 전기 충전 시설을 갖추고 있다.
안델핑엔(Andelfingen) 역사적인 교두보가 되어주는 안델핑엔 마을은 투르(Thur) 강 위에 있는데, 취르허 바인란트(Zürcher Weinland) 와인 생산지의 훼손되지 않은 자연 속에 깃들어 있다. 취르허 바인란트의 풍경은 목조 골재 가옥, 황금빛 옥수수밭, 모자이크를 이루는 들판과 농지, 그 중간에 자리한 커다란 마을 안델핑엔으로 특징지어진다. 마을의 실루엣은 고성과 교회로 형성되어 있는데, 놀라운 풍경이다. 안델핑엔은 강 위로 형성된 가파른 언덕 위 수많은 둔치로 구불구불 이어진다.
주거지는 교회가 중심이 되는데, 그 주변부로는 전형적인 이 지역 목조 골재 양식으로 지어진 농가가 모여있다. 투르 강을 가로지르는 지붕 덮인 목조 다리는 안델핑엔의 오래된 주거 역사를 목격해온 장본인으로, 이 지역에서 대단히 중요했던 다리이자, 세관이었다. 안델핑엔 고성은 다리와 오래된 방앗간 위로 솟아올라 있다. 성에는 화려하게 치장된 정원이 있는데, 지금까지도 스위스에서 가장 귀한 정원에 속한다. 공원은 낮 동안 대중에게 연중 개방된다. 겨울에는 고성의 방에서 문화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아펜첼(Appenzell) 작은 마을 아펜첼은 아펜첼 인너호덴(Appenzell Innerrhoden) 칸톤의 주도다. 지터(Sitter) 강이 강렬한 개성을 부여해 주는 마을에는 유서 깊은 주거지가 인상적인데, 목조 건물이 아름답다. 라틴어로 수도사를 가리키는 “아바스(abbas)와 수도실을 가리키는 “셀라(cella)”가 합쳐진 말에서 유래한 아펜첼은 그 이름에서 마을의 역사를 짐작할 수 있다. 생 모리셔스(Saint Mauritius) 교구 성당이 강가에 있는데, 정착민들이 성당 주변으로 마을을 형성해 나갔다. 1560년에 있었던 마을 화재로 인해 건물 170채와 성당이 소실되었다.
그 후에 지어진 가옥이 강 위로 풍경을 그리며 웅장한 시내 중심가의 동쪽 가장자리를 장식하고 있다. 전통 목조 박공 가옥이 나란히 줄지어 있는데, 직물 정제, 장거리 무역 관계, 외국 군 복무 덕분에 부와 명성을 얻었던 세기 초의 번영을 증언해 준다. 교구 교회 외에도 눈에 띄는 건축물로는 붉은색으로 칠해진 시청사, 아펜첼 박물관, 후기 고딕 양식의 성 십자가 예배당, 아펜첼 성 및 수녀원이 있다. 1403년부터 자리한 주립 의회 건물 앞 광장과 리드(Ried) 지구도 유명하다. 1483년에 설립된 리드 지구는 유럽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사회 정착지 중 하나다.
모르코테(Morcote) 옛날 어촌 마을이었던 모르코테는 루가노(Lugano) 호수에 면해 있으며, 티치노(Ticino) 주에서 가장 많이 촬영되는 장소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2016년에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뽑혔을 만한 풍경을 선사해 준다. 모르코테의 전반적인 모습은 두 개의 구역으로 나누어지는 것이 특징적인데, 하나는 호숫가에 있는 속세 지역이고, 다른 하나는 언덕에 형성된 성스러운 지역이다.
저마다 특징적인 건축물이 즐비하다. 호숫가에는 팔라초 팔레아리(Palazzo Paleari) 등 웅장한 건물 여러 개와 함께 수많은 소박한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이 건물 뒤로 중세에 만들어진 골목길이 약 400 계단을 거쳐 산타 마리아 델 사소(Santa Maria del Sasso) 성당으로 이어진다. 아름다운 개울과 여러 개의 길가 예배당이 아름답다. 꼭대기에 도착하면, 모르코테 마을과 루가노 호수의 절경이 감탄을 자아낸다.
로이크(Leuk) 발레(Valais) 주의 온천 마을, 로이커바트(Leukerbad)로 향하는 버스가 출발하는 마을이다. 로이크는 론느(Rhône) 강 위로 형성된 언덕 남쪽, 계단식 포도밭 사이에 자리해 있다. 로이크 마을 광장을 아침 녘에 걸어서 지나가 보면 16세기로 거슬러 올라간 듯한 느낌을 받는다. 좁은 골목길과 구석진 곳곳을 탐방하다 보면 역사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로마제국 시대의 벽난로부터 중세 시대 주교의 성까지 웅장한 크기를 자랑하는 유서 깊은 건물은 과거 영화로운 시대의 증인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인 마리오 보타(Mario Botta)의 감수와 새로운 시각으로 로이크 고성이 개조되어 새로운 용도로 탈바꿈하기도 했다. 멀리서도 여러 타워가 보이는데, 로이크의 풍경을 특징 지워준다. 그중에는 링가커(Ringacker) 예배당, 지금은 시청으로 사용되는 비츠툼(Viztum) 성, 발레(Valais)에서 가장 아름다운 로마네스크 양식의 교회 탑 중 하나로 꼽히는 교구 성당의 미완성 탑이 포함된다.
사이옹(Saillon) 발레(Valais)에 있는 불어권 마을로, 포도밭에 둘러싸인 언덕에 있다.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곧 아주 훌륭한 과거의 모습을 만난다. 시간의 흐름에 전혀 훼손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는 듯한 천여 년의 세월을 견뎌온 사이옹 마을에는 오래된 작은 탑이 있는데 고풍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오래된 마을 중심지는 매끄럽게 이어진 주택과 돌담으로 둘러싸여 있다. 두 개의 주요 거리는 네 개의 성문을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는데, 동서남북으로 문이 나 있다.
이런 거리는 수많은 예쁜 골목길로 연결되며, 그중 일부는 아치형 통로로 이루어져 있다. 사이옹에서는 고대 로마시대와 중세 시대를 겪어낸 풍경도 곳곳에서 마주할 수 있다. 보행자 전용 다리와 세계에서 가장 작은 포도밭도 찾아볼 수 있다. 이 포도밭은 달라이 라마가 소유한 것으로, 약 반 평에 불과하다. 스위스 정부관광청_자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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