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과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도심속 아름다운 한옥 명소 ②

근대 한옥의 미학이 담긴, 백인제 가옥

이성훈 | 기사입력 2026/05/11 [01:19]

쉼과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도심속 아름다운 한옥 명소 ②

근대 한옥의 미학이 담긴, 백인제 가옥

이성훈 | 입력 : 2026/05/11 [01:19]

[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북촌 한옥마을의 좁다란 골목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주변 가옥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웅장한 대문과 마주하게 된다. 서울 최상류층의 삶과 근대 건축의 미학이 공존하는 백인제 가옥은 일제강점기인 1913년 한성은행 전무였던 한상룡이 압록강에서 가져온 흑송을 사용해 지은 집이다.

 

이후 언론인 최선익을 거쳐 1944년 당대 외과 의술의 일인자이자 백병원 설립자인 백인제 선생의 소유가 되었다. 백인제 선생은 한국전쟁 당시 납북되는 비극을 겪었으나 부인 최경진 여사와 자녀들이 이곳을 지켜내며 오늘날 우리 곁에 그 자취를 남겼다.

 

▲ 백인제 가옥 안채 유리창과 붉은벽돌 _ 서울관광재단

 

백인제 가옥이 근대 한옥의 정수로 불리는 이유는 파격적인 내부 구조 때문이다. 사랑채와 안채를 엄격히 구분하던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두 공간을 복도로 연결함으로써 신발을 벗지 않고도 내부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설계했다.

 

또한 유리창을 대폭 늘리고 붉은 벽돌로 담장을 쌓아 올리는 등 당시로서는 최신식 건축 기법을 과감히 도입했다. 툇마루에 앉아 정원을 바라보거나 고즈넉한 가옥을 한 바퀴 거닐다 보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깊은 여유와 근대 한옥 특유의 독특한 미학을 만끽할 수 있다.

 

▲ 백인제가옥 사랑채 내부관람

 

이러한 특별한 분위기 덕분에 백인제 가옥은 K-콘텐츠의 주요 촬영지로도 사랑받고 있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순양그룹 진양철 회장의 집으로 등장했으며 영화 암살에서는 친일파 강인국의 저택으로 나와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하면 해설사의 상세한 설명과 함께 안채와 사랑채 내부를 직접 관람할 수 있어 영화나 드라마 속 한 장면으로 들어가는 듯한 특별한 체험이 가능하다.

 

▲ 백인제가옥의 가장 큰 특징은 복도가 있다는 점

 

백인제 가옥에서 나와 북촌 한옥마을 가장 높은 곳으로 향하면 북촌동양문화박물관을 만난다. 이곳은 고가구와 다기 등 아시아의 전통 문화를 만날 수 있는 박물관이자 전통차를 즐기며 쉬어갈 수 있는 찻집이다. 음료를 주문하고 2층 테라스로 나가면 북촌의 기와지붕이 물결처럼 발아래 깔리는 장관이 펼쳐진다.

 

▲ 북촌동양문화박물관 테라스에서 바라본 풍경

 

저 멀리 경복궁과 광화문 일대의 현대적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반대쪽으로는 북악산 산등성이가 병풍처럼 펼쳐져 서울만의 특별한 조망을 선사한다. 백인제 가옥의 역사적 깊이와 박물관 테라스의 탁 트인 전망은 북촌 여행을 완성하는 완벽한 코스가 된다.

서울 종로구 북촌로7길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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