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에 샛노란 봄이 왔다, 나주 영산강둔치체육공원

화려하고 아름다운 여행지도 좋지만 때로는 현지의 일상에 가까이 다가설 때

이성훈 | 기사입력 2024/04/08 [08:19]

영산강에 샛노란 봄이 왔다, 나주 영산강둔치체육공원

화려하고 아름다운 여행지도 좋지만 때로는 현지의 일상에 가까이 다가설 때

이성훈 | 입력 : 2024/04/08 [08:19]

[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영산강둔치체육공원은 나주시 영산포 일대를 아우르는 시민들의 쉼터이자 휴식처다. 약 13만㎡ 너비의 공원으로 축구장, 농구장, 인라인스케이트장 등을 갖췄다. 전용 주차장이 있어 편리하다. 지역 사람의 일상이 묻어나는 이런 장소는 어김없이 여행의 의미를 되묻게 만든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여행지도 좋지만 때로는 현지의 일상에 가까이 다가설 때, 여행은 한층 여행다워진다. 하물며 우리나라 5대 강의 하나인 영산강 둔치의 공원이다.

 

▲ 둑길에서 바라본 강변 유채꽃밭과 동섬_나주시청

 

영산강은 담양의 가마골 용소에서 발원해 광주와 나주 등을 거쳐 목포에서 바다로 흘러든다. 남도의 구석구석을 지나는 셈이다. 하지만 강의 이름은 나주 영산포에서 기인한다. 영산포라는 이름은 신안 흑산도 동쪽 섬 영산도에서 왔다는 말이 있다.

 

▲ 영산교에서 바라본 영산대교 방면 영산강 전경

 

고려 시대 영산도에 왜구의 노략질이 잦자 섬사람들을 내륙으로 이주해 살게 했다. 그들이 사는 나주의 강변 동네를 영산도 사람들이 사는 포구라 해 영산포라 불렀다. 나주 영산포는 바다까지 뱃길로 이어지는 교역의 중추라 자연스레 강의 이름 역시 영산포를 따서 영산강이 됐다 전한다. 

 

▲ 봄이면 유채꽃으로 물드는 영산교와 영산대교 사이 영산강둔치체육공원

 

영산포홍어거리가 영산강둔치체육공원 강변에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영산포 사람들이 고향의 홍어 맛이 그리워 가져다 먹던 게 오늘에 이르러 나주 홍어의 명성을 만들었다. 다른 지역의 맛 골목과 달리 홍어 삭힌 향이 코끝을 간질여 어렵잖게 눈치챌 수 있다. 그런데도 봄에는 유채꽃이 홍어에 맞서 영산강의 주인공을 다툰다. 오감 가운데 제일 오래가는 건 후각이지만 가장 먼저 반응하는 건 역시 시각이다. 홍어 맛보러 왔던 이들조차 식후경을 놓치지 않는다. 

 

▲ 영산강둔치의 홍어 조형물

 

유채꽃은 영산교 상류 공원 북단이 주 무대다. 홍어 맛이 깊고 영산강이 푸르러도 이맘때는 봄날의 노란 유채꽃을 압도하기가 쉽지 않다. 영산교나 영산대교 위에서 내려다보면 온통 노란빛이다. 봄바람이라도 불라치면 절로 맘이 설렌다. 물론 다리 위보다 곁에 두고 보는 게 한층 아름답고 다정하다.

 

▲ 영산대교 아래 유채꽃밭 전경_나주시청

 

이를 모르지 않는 이들은 유채꽃 사이를 거닐며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특히 영산대교 동쪽의 동섬은 좀 더 로맨틱한 장소다. 공원에서 조금 더 올라가야 하지만 영산강 안에 있는 자그마한 섬으로 다리를 건너 들어간다. 섬이 주는 고립감이 동섬만의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 영산강 황포돛배 체험을 할 수 있는 영산포선착장 풍경

 

행여 유채꽃이 만개하는 시기를 놓쳤다 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영산강둔치체육공원을 여행하는 방법으로 영산강 황포돛배 체험과 자전거 타기를 빼놓을 수 없다. 황포돛배는 육상 교통이 발달하며 1977년 이후 자취를 감췄다가, 지난 2008년부터 관광 목적으로 부활해 운영 중이다.

 

▲ 황포돛배에서 바라본 영산교와 영산강둔치체육공원 방면 풍경

 

영산교 남쪽 영산포선착장에서 출발해 한국천연염색박물관선착장까지 왕복 50분을 유람한다. 천연염색박물관에 내리지는 못하고 그 앞에서 뱃머리를 돌려 돌아온다. 전체 구간은 왕복 약 10km로 백제 아랑사와 아비사의 전설을 간직한 앙암(仰巖)바위, 영모정과 기오정 등 나주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강변의 유적을 곁에 두고 지난다.

 

▲ 우리나라 유일의 강변등대인 영산포등대

 

3인 이상이 모여야 출발하며 탑승 인원에 따라 운행하는 배가 다르다. 영산포 선창의 영산포 자기수위표(국가등록문화재)도 옛 정취를 전한다. 흔히 영산포등대로 불리며 일제강점기인 1915년에 건립한 우리나라 유일의 강변 등대다. 영산강의 수위를 측정하는 용도로도 쓰였기 때문에 공식 명칭은 영산포 자기수위표다.

 

▲ 영산강둔치를 지나는 영산강자전거길

 

공원 둔치 둑으로는 영산강자전거길이 지난다. 영산강자전거길은 담양댐 물문화관부터 목포 영산강하구언까지 총 133km다. 그 일부는 황포돛배가 지나는 구간과 나란한데 황포돛배와 석관정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석관귀범이라고 해 영산5경에 해당한다. 공원에서도 가벼운 자전거 여행이 가능하다.

 

▲ 영산교 아래 자전거무료대여센터

 

영산교 북쪽 교각 아래는 자전거무료대여센터가 자리한다. 1인승과 2인승 자전거를 갖췄고 신분증만 있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이용 범위는 영산강둔치체육공원 내로 제한한다. 물론 강변의 바람을 맞으며 봄의 감각을 깨우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 옛 영산포역 자리에 들어선 영산포철도공원

 

영산강체육둔치공원에서 영산포철도공원이 지척이다. 영산교에서 약 500m거리에 있다. 영산포철도공원은 옛 영산포역을 복원한 영산포역사문화체험관과 레일바이크 등으로 이뤄져 있다. 영산포역은 1913년 호남선 개통과 함께 문을 열었으나 한국전쟁 때 소실됐다. 이를 1969년에 다시 지었고 2004년 철거 전까지 존재했다. 

 

▲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역무원 복장 체험

 

현재 공원 내에 있는 영산포역은 1969년에 두 번째로 지은 건물 형태를 따랐다. 내부는 기관사·승객 VR체험, 역무원 복장 체험 등은 물론 대합실 홍익 매점을 재현한 세트와 역무원들이 쓰던 검표 가위, 옛 무궁화 승차권 등의 전시물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별도의 입장료가 없고 야외 폐철로 600m 구간을 오가는 레일바이크 역시 무료여서 알뜰하게 여행할 수 있다.

 

▲ 영산교에서 바라본 영산포홍어거리 전경

 

전라도는 전주와 나주의 머리글자를 딴 지명이다. 나주는 이미 고려 시대부터 호남의 중심지였다. 나주 읍내를 산책하며 돌아다니다 보면 그 영화를 짐작할 수 있다. 고샅길은 마을의 좁은 골목을 가리키는 옛말로 옛 나주읍성의 골목골목을 걸어볼 수 있는 코스다. 크게 서부길(3km)과 동부길(5km)로 나뉜다.

 

▲ 유채꽃밭과 동섬을 건너는 다리 모습_나주시청

 

서부길은 나주목의 상징과도 같던 금성관(보물), 나주목사가 살았던 금학헌, 나주목 관아의 정문 정수루 등 조선 시대 나주읍성의 흔적이 주를 이루고 동부길은 일제강점기의 근현대사 흔적을 연결한다. 따로 안내 지도가 없어 나주읍성관광안내소(정수루 앞) 안내판을 참고해야 하지만, 복잡한 길은 아니어서 표식 없이도 걸을 만하다. 

 

▲ 나주가 호남의 중심이었음을 보여주는 고샅길 금성관

 

고샅길이 옛 나주를 여행할 수 있는 여행지라면 빛가람호수공원과 전망대는 현재의 나주를 만날 수 있는 장소다. 빛가람호수공원은 나주혁신도시의 초록 쉼터다. 배메산과 호수공원이 산책의 즐거움을 안긴다는 측면에서 영산강둔치체육공원과 비슷하다.

 

▲ 빛가람호수공원에서 바라본 빛가람전망대

 

빛가람호수공원만의 특징은 배메산 정상의 전망대를 들 수 있겠다. 정상부에 들어선 높이 20.7m의 빛가람호수공원전망대는 나주혁신도시의 랜드마크다. 전망대에 오르면 한층 실감이 난다. 나주혁신도시 전경이 한눈에 들어찬다. 모노레일(편도 1,000원)을 이용하면 정상까지 손쉽게 이동할 수 있다. 

 

▲ 빛가람전망대와 나주혁신도시 야경

 

○ 당일여행 : 영산강둔치체육공원→영산포철도공원→빛가람호수공원과 전망대

 

○ 1박 2일 여행 : 첫날_영산강둔치체육공원→영산포철도공원→고샅길 / 둘째날_빛가람호수공원과 전망대 → 빛가람 치유의숲 → 다도 도래마을

 

○ 관련 웹 사이트

 - 나주시 문화관광 https://www.naju.go.kr/tour

 

○ 문의

 - 나주시청 관광과 061-339-8724

 - 영산강둔치체육공원 061-339-4523

 - 빛가람전망대 061-339-2715

 

○ 주변 볼거리 : 느러지전망대, 한수제, 국립나주박물관,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 / 관광공사_사진제공 

전남 나주시 삼영동 15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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