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알고 들으니 더 재미있네

가을밤, 클래식 선율에 젖다.. 경북도청 이전 기념 콘서트

이민선 | 기사입력 2013/11/06 [12:10]

클래식, 알고 들으니 더 재미있네

가을밤, 클래식 선율에 젖다.. 경북도청 이전 기념 콘서트

이민선 | 입력 : 2013/11/06 [12:10]
클래식 공연을 좀 더 재미있게 관람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늘 궁금하던 차에.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만난김에, 베이스 박태종씨 와 바리톤 최현수 한국종합예술대학 성악과 교수한테 클래식 재밌게 관람하는 방법을 물었다.

▲ 지휘자   박성완                    © 이민선

[최현수] (성악은 유행가에 비해서) 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감상하려면 미리 공부를 좀 해야 한다. 곡에 대한 설명은 인터넷에 다 나온다. 알고 감상하면 정말 재밌다.

[박태종] 그렇다. 노랫말과 노랫말이 전달하는 내용 같은 것을 미리 알면 쉽고 재미있게 감상 할 수 있다. 지난 11월 4일 오후 6시 경, 경북 안동 문화예술의 전당 출연자 대기실에서 두 성악가를 만났다. 이날 오후 7시 30분, 경북도청 이전 성공기원 콘서트가 열렸다. 두 성악가는 이날 콘서트 출연진 이었다. 

알아야 재밌다는 말을 듣고 그날 연주되는 곡에 대해 꼬치꼬치 물었더니 두 성악가 모두 쿨 하게 대답해 줬다. 박태종씨가 부를 노래는 팝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의 My way' 와 클래식 라 치 다렘 라 마노La Ci daram la mano', 최현수 교수가 부를 노래는 한국 가곡 가고파 와 논 티 스꼬르 다르 디 메_Non ti scordar di me(나를 잊지 말아요)다.

▲ 베이스 박태종,   공연전 리허설 할때   © 이민선 

[박태종]마이웨이는 귀에 익숙한 노래라, 청중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선곡했다. 노랫말은 잘 아실 테고...그리고 라치 다렘 라 마노 는 마혜선(소프라노) 씨와 함께 부르는 노래인데, 희대의 바람둥이 돈 조반니 가 결혼식장에서 신부 체르리나를 유혹하는 내용이다. 행복하게 해 줄 테니 나와 함께 가자 는 그런 내용이다. 모차르트의 대표작 돈 조반니에 나오는 이중창이다.

[최현수] 우리말로 된 가고파 정도는 모두 알고 있기를, 특히 학생들이 알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선정했다. 요즘, 학교에서 음악 수업이 축소 되다보니 아이들이 우리 가곡을 잘 모른다. 이점이 참 아쉽다. 난 중학교 때 선생님한테 이 노래를 배웠는데...가고파를 생각하면 그 시절, 40년 전이 떠오르면서, 그 때 함께 했던 급우들 얼굴이 떠오르고, 그 때로 돌아간 느낌이 든다.

▲ 바리톤 최현수(한국종합예술학교 음악원 교수) 출연자 대기실에서  © 이민선

그 때 가졌던 꿈과 그걸 실현하기 위해서 노력했던 일도 떠오르면서, 지금도 다시 꿈을꾸게 된다. 논 띠 스꼬르 데 메는 영화 물망초의 주제곡으로 사용 된 노래다.

이태리의 전설적 테너 탈리아 빈 이, 떠나가는 자기 애인을 바라보며 안타깝게 부른 노래로도 유명하다. 빈이 콘서트를 하는 도중에 애인이 콘서트 장을 나가버렸고, 빈은 그 모습을 보며 이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관객들, 클래식 선율에 흠뻑 젖다.

가을밤을 수놓았다고 해야할까. 가을밤에 듣는 클래식은 정말 아름다웠다. 곡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그냥 감상했어도 좋았겠지만, 두 성악가 말대로 알고 들으니 더욱 재미있었다. 이날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도 클래식 선율에 젖은 듯, 숨죽인 채 노래를 감상했고, 노래가 끝나기만 하면 어김없이 갈채를 보냈다.

▲ 소프라노 이은숙과 테너 임산              © 이민선

경북도립교향악단이 서곡인 교향곡 아리랑으로 콘서트 문을 열었고, 곧바로 소프라노 마혜선이 빨간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등장했다. 마혜선이 부른 노래는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에 나오는 Je ve vivre(줄리엣 왈츠)'다. 줄리엣이 자신의 생일날 로미오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곡이다. 사랑에 빠져서 꿈속에 살고 싶다는 내용을 소프라노 마혜선은 아름다운 목소리와 표정, 몸짓으로 표현했다. 

귀에 익숙한 노래가 나올 때 박수 소리가 컸다. 소프라노 이은숙, 테너 임산이 듀엣으로 Nella Fantasia(내 환상속에서)를 부르자 소나기 같은 박수가 터졌다. Nella Fantasia 는 영화 미션의 주제곡으로, 본래 오보에라는 악기로 연주된 곡이다.

▲   소프라노 마혜선           © 이민선

팝페라 가수 사라브라이트만이 가사를 붙여 노래로 만들어서 불러, 더욱 유명해졌다. 테너 임산은 듀엣에 이어, Core' n grato(무정한 마음) 과 한국 가곡 보고 싶다 강치야!를 불렀고, 소프라노 이은숙은 듀엣 곡을 부르기 이전에 I could have danced all night(밤 새도록 춤을 출 수 있다면)을 불렀다.

Core' n grato는 오 솔레 미오 와 함께 나폴리 민요 중 가장 유명한 곡이다. 작곡자인 까르딜로가 고향인 이태리에서 이 노래를 발표 할 당시, 너무 저속하다는 혹평을 들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유명해 져서 이태리로 역수출된 노래다. 자기에게 사랑을 맹세한 여인에게 버림받고 신세를 한탄하는 이야기이다.

▲ 공연 끝난 후 뒷풀이 자리,  소프라노 박정원, 일프로덕션 유정환 본부장     © 이민선

소프라노 박정원(한양대 음대 교수)이 부른 O mio babbino caro(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의 가사 내용도 재밌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허락해 주지 않으면 강에 빠져 죽겠다고 딸이 아버지를 협박하는 내용이다. 이태리 작곡가 푸치니의 대표곡 중 하나다. 콘서트 마지막 곡은 전 출연자가 함께 부른 O sole mio(오 나의 태양) 이다.

출연자들은 이 노래를 부르고 기립 박수를 받았다. 관객들은 기립 박수를 보내며 부라비를 외쳤고, 곧 이어 앵콜을 외쳤다. 앵콜곡은 La traviata(축배의 노래)였다. 이날, 한국 클래식도 한몫했다. 경북도립교향악단 소속 해금 연주자 박자영이 해금 아리랑 을 교향악단 반주에 맞춰 연주, 큰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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