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흥행은 한석규로부터 시작한다?

‘백야행’ 한석규 집중분석

김민강 | 기사입력 2009/11/17 [11:08]

한국영화 흥행은 한석규로부터 시작한다?

‘백야행’ 한석규 집중분석

김민강 | 입력 : 2009/11/17 [11:08]
11월 19일 개봉을 앞두고 실로 오랜만에 등장한 ‘웰메이드 스릴러’이자 할리우드의 흥행 쓰나미 <2012>를 제압할 유일한 한국영화로 충무로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이하 백야행). 이제까지 만난 적 없는 충격적인 스토리와 극중 손예진과 고수의 참혹하면서도 빛나는 사랑 등 기존 한국 영화에서 단 한번도 본 적 없는 독특한 캐릭터 관계도가 관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거기에다 <백야행>을 더욱 더 강력하게 보여주는 캐릭터와 배우가 있다. 14년 전 사건으로 아들을 잃고 그 후 14년이란 시간 동안 제 3자의 시선으로 두 남녀를 지켜보는 한동수 역할의 ‘한석규’. 대한민국 영화계의 흥행보증수표 한석규의 출연 자체가 관객들로 하여금 <백야행>에 대한 선택을 확신케 한다.


<백야행>은 참혹한 살인사건으로 인해 서로의 존재가 상처가 되어버린 두 남녀와 그들을 14년간 쫓는 형사의 운명적인 관계를 그린 영화다. 극 중 한동수 형사 역을 맡은 한석규는 그간 출연한 17편의 영화 중 <텔미썸딩>, <주홍글씨>,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세 편에 걸쳐 형사 역할을 맡음으로써 형사 역할엔 이미 익숙한 배우다.

그러나 기존의 전작들과는 달리 영화적인 시간이 14년이라는 기간을 보여줘야 했기에 아역 배우를 성인 배우로 교체하는 다른 역과는 달리 한석규가 맡은 한동수 역은 결코 쉽지 않은 역할임에 틀림없었다. 박신우 감독은 애초 시나리오 단계부터 한동수 역할로 한석규를 생각하며 극중 이름을 한씨로 설정했다.

감독의 탁월한 선택을 보여주듯 당뇨병에 걸린 설정 및 현장에서 헤어와 분장 하나하나를 직접 제안할 정도로 한동수란 역할에 애착을 보인 그는 실제 나이가 10살쯤 더 많아 50대의 동수를 연기하는데 분장이 아닌 진정한 세월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을 가장 큰 아쉬움으로 꼽았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날카로운 30대의 형사에서부터 미호와 요한에게 연민을 느끼며 그들의 관계를 관객들에게 이해하게 해주는 50대의 모습까지 여실히 담아낸 한석규는 다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한동수’를 만들기에 충분했다.

영화전반에서 14년간에 걸친 참혹한 사건을 감독과 관객의 시선을 대변하며 추적하는 한동수를 연기하는 한석규는, 19년이라는 연기세월 동안 쌓아온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그로 인해 자칫 길게 느껴질 수도 있는 135분이란 긴 상영 시간 동안 적절한 긴장감을 주며 영화 전반을 이끌어 나간다.

1991년 드라마로 데뷔한 이후 끊이지 않는 연기 변신으로 질리지 않는 배우, 한결같지만 새로운 배우의 모습을 보여준 한석규. 그의 출연 자체 하나만으로도 영화에 대한 기본 신뢰를 획득한 <백야행>은 현재의 관객뿐만 아니라 시간이 흐른 후에도 시대를 초월한 모든 관객이 볼 수 있길 바라는 그의 바람이 온전히 깃든 영화다. 동수와 함께 사건과 미호, 그리고 요한을 따라가다 보면 영화가 끝나고 난 이후, 머리를 관통하는 충격과 심장을 울리는 절절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팬덤을 형성할 만큼 유명한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 드라마 ‘연애시대’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 등으로 필력을 인정 받은 박연선 작가 각본의 <백야행>은 한국영화에서 드물게 각 캐릭터들의 탁월한 심리 묘사와 절제된 듯 섬세한 배우들의 감정 연기가 센세이셔널하게 느껴질 영화다.

<닥터봉>으로 시작해 <은행나무 침대><초록물고기><넘버3><접속><8월의 크리스마스><쉬리><텔미썸딩>등. 그의 필모그래피를 언급하는 것만으로 한국영화 새로운 경향과 흥행역사를 새로 써왔던 한국영화사의 핵심과 같은 배우, 한석규. 그가 19년 연기력의 내공과 함께 또다시 2009년의 새로운 분기점까지 보여줄 영화 <백야행>은 11월 19일 개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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