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기영 감독의 1960년작 <하녀>가 탄생 50주년을 맞아 6월 3일 개봉을 확정 짓고, 포스터와 예고편을 공개했다. 그간 걸작으로 손꼽히는 한국고전영화가 회고전이나 특별상영전을 통해 영화 팬들에게 소개된 경우는 많았지만 재개봉으로 이어져 상영되는 경우는 드물었던 만큼, 하녀의 개봉은 쉽게 만날 수 없었던 고전영화를 일반 관객들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여 큰 기대감을 모은다.
하녀의 재개봉은 탄생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cgv 대학로, 강변, 서면, 롯데 건대입구, 대한극장 등 총 5개 극장에서 최근 상영을 확정지었다. 멀티플렉스의 이 같은 결정은 영화의 개봉시기가 한창 여름 블록버스터물이 쏟아지는 시기라는 점, 그리고 극장을 찾는 대다수 젊은 관객들이 흑백고전영화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에서 볼 때 극히 이례적인 것. 쉽지 않은 이 같은 움직임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첫째, 지금의 관객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하녀 만의 뛰어난 재미와 작품성, 그리고 이 영화가 가진 거대한 명성이다. 하녀는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던 한 가장이 젊은 여인을 하녀로 맞이해 유혹당한 후 파국을 맞이한다는 내용의 서스펜스 스릴러. 개봉과 동시에 하녀와 주인남자의 부적절한 관계라는 파격적인 소재로 주목 받았고 당시로서는 폭발적이라 할만한 22만 관객을 동원하며 그 해 최고 흥행작에 올라섰다. 뿐만 아니라 시골에서 상경한 여성노동자, 중산층 대열에 합류하고픈 가장 등 근대화가 진행 중인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는 캐릭터들, 복층 구조의 현대식 가옥 내부에서 벌어지는 밀실공포라는 독특한 공간적 설정, 보는 이의 신경을 자극하는 극적 서스펜스 구조는 50년의 세월 동안 두고두고 회자되었고, 천재적인 연출력과 시대를 앞선 실험정신은 재평가를 거듭하며 故 김기영 감독을 세계적인 거장 반열에 올려두었다. 두 번째로 얘기할 수 있는 사실은 하녀가 임상수 감독에 의해 리메이크된 2010년 <하녀>의 흥행 성공으로 영화 마니아들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들에게 익숙한 고전이 되었다는 점이다. 제63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경쟁부문에 초청되며 이목을 집중시킨 영화는 개봉 사흘 만에 82만 관객을 동원하며 저력을 과시했고 결과적으로 원작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재개봉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상영이 확정되고 새로운 느낌으로 재탄생한 하녀의 포스터와 예고편도 공개돼 이목을 집중시킨다. ‘1960년 故 김기영 감독 작품’이란 태그라인으로 오리지널을 환기시키며 ‘50년을 뛰어넘은 서스펜스 걸작, 누구도 이 영화를 넘어서지 못했다!’라는 카피로 영화가 한국영화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다시금 실감케 한다. 그리고 예고편은 핵심 캐릭터인 ‘하녀’를 중심으로 영화의 미덕인 서스펜스와 위트가 함께 묻어나는 장면들로 채워져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부추긴다. 이처럼 시대를 초월한 걸작으로서 여전히 만인에게 인정받는 하녀는 자극을 위한 자극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게 진정한 서스펜스의 전율을 안겨줄 것으로 벌써부터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영화는 디지털 복원된 깨끗하고 안정적인 화면으로 6월 3일 관객들을 찾아갈 것이다. T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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