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의 맛, 재첩 요리를 한자리 맛보는 하동재첩특화마을

천고마비의 계절에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질러 경남 하동에

이성훈 | 기사입력 2023/10/10 [06:40]

섬진강의 맛, 재첩 요리를 한자리 맛보는 하동재첩특화마을

천고마비의 계절에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질러 경남 하동에

이성훈 | 입력 : 2023/10/10 [06:40]

[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천고마비의 계절에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질러 경남 하동에 왔다. 거리 곳곳에서 ‘재첩’ 두 글자가 눈에 띈다. 재첩은 남도 구경 온 사람이라면 누구든 한 번은 접해봤을 먹거리가 아닐까 싶다. 뽀얗게 끓인 재첩국에 악양막걸리 한잔이 간절한 가을이다. 다만 재첩이 정확히 무엇이고, 어떻게 세상에 나오며, 왜 하필 섬진강 재첩이 유명한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 섬진강의 평화로운 풍경

 

재첩은 모래와 진흙이 많은 강바닥에서 서식하는 민물조개다. 강에서 난다고 강조개(하동 사투리로 갱조개), 까만 아기 조개처럼 생겼다고 해서 가막조개로도 불린다. 재첩은 글리코겐, 타우린, 아미노산 등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하다. 식용 조개지만 다 자라도 지름 2cm 내외라 국물 요리로 많이 먹고, 크기가 워낙 작아 요리 하나당 재첩이 수십에서 수백 마리 들어간다.

 

▲ 재첩 요리의 모든 것, 모듬정식

 

재첩은 낙동강 하구인 부산 하단과 김해, 양산, 섬진강 하구인 하동과 광양에서 주로 채취하는데, 섬진강 재첩이 맛있는 것으로 정평이 났다. 낙동강은 1980년대 후반 하굿둑이 들어서며 자연환경이 바뀌고 오염이 거듭돼 재첩 채취량이 줄어든 반면, 일급수를 자랑하는 섬진강은 국내에서 재첩을 가장 많이 채취한다.

 

▲ 다양한 재첩 요리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도록 조성된 하동재첩특화마을

 

하동군은 섬진강 재첩을 하동 특산물이자 대표 먹거리로 내세우며, 전국의 식도락가들이 맛있는 재첩 요리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도록 2009년 12월 하동읍 신기리에 하동재첩특화마을을 조성했다. 가장 기본적인 재첩국을 비롯해 재첩회무침, 재첩회덮밥, 재첩부침개 등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는 전문 음식점이 하동 재첩의 명성을 알려왔다.

 

▲ 입점한 식당은 2009년부터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2019년 3월, 하동재첩특화마을은 관리상 어려움 때문에 운영 주체가 군에서 민간으로 이양됐다. 현재 하동재첩특화마을에는 재첩 전문 음식점이 4곳 입점해 있다. 삼대에 걸쳐 60년 이상 재첩 요리를 만들고, 재첩과 해물칼국수를 결합한 별미를 자랑하는 등 저마다 특징이 드러난다.

 

▲ 재첩 채취 후 거랭이를 수면 위로 들어올린다

 

하동재첩특화마을에서 각양각색 재첩 요리만큼 주목할 것은 마을 뒤로 흐르는 섬진강 하류다. 이곳에서 채취한 재첩은 남해의 영향으로 국물 맛이 진하고 갯내가 난다. 재첩 채취는 물때가 맞아야 가능하다. 강물 깊이가 사람 허리쯤 오는 썰물 때가 적기다.

 

▲ 해감 후 깨끗하게 세척한 재첩

 

물이 빠지고 모래톱이 드러나면 어민이 거랭이로 강바닥의 재첩을 긁어 올린 다음, 체로 작은 돌 사이에서 재첩을 골라낸다. 거랭이는 쇠갈퀴 수십 개를 삼태기처럼 잇대어 만든 재첩 채취 도구다. 비가 오면 강바닥의 흙이 탁해서 재첩 맛이 떨어지니 비가 그치고 강이 본래의 탁도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 재첩 한 입이면 몸도 마음도 풍성해진다

 

장소와 시기에 맞춰 채취한 재첩은 한나절 물에 담가 해감한다. 이후 전용 전동 기구로 재첩을 씻어 큰 솥에 넣고 삶는다. 삶은 재첩은 체에 담고 재첩 삶은 물도 면포에 내린다. 삶는 과정에서 껍데기와 조갯살이 분리된다.

 

▲ 신선한 야채와 재첩에 새콤달콤한 양념을 버무린 재첩회무침

 

하동재첩특화마을의 모든 식당에서 재첩국과 재첩회무침, 재첩부침개, 참게장으로 차린 모둠정식을 낸다(1만 8000원 선). 재첩국에 부추를 넉넉히 넣는 이유는 부추가 재첩국에 비타민 A를 보충하고, 특유의 향으로 재첩에 남은 비린내를 잡아주기 때문이다. 재첩은 일본에서도 인기가 좋아 일본식 된장(미소)국에 넣고 끓이기도 한다.

 

▲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재첩부침개

 

재첩 요리는 하동재첩특화마을을 포함해 화개, 악양, 고전 등 하동 거의 모든 지역에서 맛볼 수 있다. 올해는 거랭이로 재첩을 캐는 ‘재첩잡이 손틀어업’이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 지정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됐다. 세계 어업 분야에서 세 번째, 국내 어업 분야에서는 처음이다.

 

▲ 섬진철교를 다시 꾸민 알프스하모니철교

 

하동 재첩 미식 여행 중 둘러보면 좋은 주변 명소를 추천한다. 하동송림공원은 섬진강 흰 모래와 어우러져 백사청송(白沙靑松)의 아름다움을 구현한다. 수령 270년이 넘는 노송이 장쾌한 숲을 이루는 하동 송림(천연기념물)에 자리한 공원이다. 하동 송림은 1745년(영조 21) 도호부사 전천상이 광양만의 바닷바람과 섬진강의 모래바람에서 하동읍을 보호할 목적으로 조성했다.

 

▲ 평사리의 상징, 박경리문학관     

 

당시 소나무 1500여 그루를 심었으나 현재 후계목을 포함해 900여 그루가 남았다. 선조들이 여가를 즐긴 이곳은 오늘날 관광객은 물론 지역민에게도 체육·휴식 공간으로 사랑받는다. 섬진철교를 다시 꾸민 알프스하모니철교에 오르면 섬진강과 하동송림공원이 한눈에 담긴다.

 

▲ 박경리문학관에서는 박경리 작가가 남긴 다수의 작품과 유물을 만나볼 수 있다

 

하동에서 악양을 빠뜨릴 수 없다. 악양면 평사리는 한국 문학의 거장 박경리 작가가 쓴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지다. 이를 기념하며 2016년 5월 4일, 평사리에 박경리문학관이 개관했다. 문학관에는 작가가 평소 아끼고 사용한 유품 41점, 각 출판사가 발행한 《토지》 전질, 작가의 주요 작품, 작가의 초상화와 사진, 영상물, 《토지》 인물 지도와 평사리 지도 등을 전시한다. 문학관 가까이 드라마 토지 촬영지이자 조선 후기 생활상을 고스란히 재현한 최참판댁도 있다.

 

▲ 하동 여행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스타웨이하동 스카이워크



스타웨이하동 스카이워크는 섬진강 물길과 평사리 들판을 시원하게 조망하는 곳이다. ‘하동의 별’이라는 콘셉트로 섬진강 수면에서 150m 상공에 별 모양 전망대를 만들었다. 스타웨이하동은 멋진 풍경과 충분한 휴식을 추구한다. 하동의 수려한 자연과 그 안에 어우러진 문화를 즐기며 차 한 잔 마시고 한가로이 산책하는 방식이다. 스타웨이하동 1층은 로비와 상점, 2층은 여성 전용 갤러리, 3층은 전망대 카페로 운영한다.

 

▲ 스타웨이하동 스카이워크는 섬진강 물길과 평사리 들판을 시원하게 조망하는 곳이다

 

○ 당일여행 : 하동송림공원→하동재첩특화마을→박경리문학관→스타웨이하동 스카이워크

 

○ 1박 2일 여행 : 첫날_화개장터→하동재첩특화마을→하동송림공원 / 둘째날_박경리문학관→최참판댁→스타웨이하동 스카이워크

 

○ 관련 웹 사이트

 - 하동 문화관광 www.hadong.go.kr/tour.web

 - 박경리문학관 www.hdmunhak.com/park

 - 스타웨이하동 스카이워크 www.starwayhadong.com

 

○ 문의

 - 하동군청 해양수산과 055-880-2448

 - 하동군청 문화관광과 055-880-2375

 - 하동송림공원(하동군청 산림녹지과) 055-880-2475

 - 박경리문학관 055-882-2675

 - 스타웨이하동 스카이워크 055-884-7410

 

○ 주변 볼거리 : 지리산국립공원, 쌍계사, 불일폭포, 삼성궁, 청학동, 평사리공원, 하동공설시장, 하동야생차박물관, 하동포구, 양탕국커피문화마을, 하동레일바이크 / 관광공사_사진제공

경남 하동군 하동읍 섬진강대로 1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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